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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시선






*리네이밍 주의!!!!

*타 사이트에 올린 적 있음!

*스압 주의!








치과 의사 민윤기 X 사랑니 뽑으러 온 박지민 썰






* 페이스X에서 우연히 보게 된 썰 보고 이거다 싶어서 슈짐 대입해서 쓰는 썰




윤기의 직업은 치과 의사.  집안 대대로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의사이신 데다가 윤기가 딱 3대 독자였다보니 어릴 때부터 장래 희망란에 의사라고 쓴 것이 바뀐 적이 없었지. 사춘기 시절 남들 다 하는 반항 한번 없이 모범생에 우수한 성적을 받으면서 탄탄대로를 걸어. 심지어 나온 대학도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알아주는 명문대 의대를 졸업했는 데다가 얼굴 준수하지, 머리 좋지, 몸 좋지, 게다가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직업도 치과 의사인데 제 개인 병원까지 차렸으니 말 다했지. 맞선계에서 앞다투어 찾는 1순위 신랑감이니까!


하지만 정작 본인은 연애에 노관심이야. 물론 한때 대학 캠퍼스를 거닐던 시절 치기 어린 사랑도 해봤지만 결국 다 과거가 되어버렸고 지나간 인연이 되어버렸지. 

그 뒤로 몇 번 더 연애를 해봤지만 사귈수록 허해지는 마음이 더 커지고 정말 좋아하는 마음에 사귀는 건가 싶어서 그만두는 일이 잦아졌어.


그리고는 곧 마음을 다잡고 피가 터지게 공부하고 과제하고 노력한 끝에 대학원까지 수석으로 졸업한 뒤 국가고시까지 한번에 합격하면서 어린 나이에 치과 의사라는 번듯한 직업을 가지게 됐지. 그 덕분에 제 개인 병원을 차릴 때도 집안에서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지.

한마디로 금수저를 초월한 다이아 수저라고도 할 수 있으려나.


오늘도 어김없이 바쁜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어. 충치 치료를 하러 제 엄마 손에 끌려오는 아이들부터 정기 검진을 받으러 오시는 노인분들이나 학생들까지.


아침부터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루였어. 1시간 정도 점심시간을 갖게 됐을때 밥을 먹고 남는 시간에 잠깐 쉬다가 점심 시간이 끝남과 동시에 물밀듯이 밀려오는 환자들에 밥도 먹었고 이제 일하러 갑시다- 하면서 간호사들을 다독이며 치료실로 발걸음을 옮겨.


그 스윗한 모습에 몰래 심쿵하는 간호사들을 알랑가 모르겠네 우리 미늉기님은.





한편, 윤기네 치과 앞에서 서성이는 한 인영이 있어. 바로 올해 24살이 되시는 우리의 박지민씨.

남들은 스무 살 즈음에 나는 사랑니가 저는 20살때도 안나오더니 4년이 지난 이제야 통증을 동반하며 찾아왔지.

처음에는 잇몸이 아픈 건가 싶어 약국에서 진통제를 처방받아서 먹다가 조금씩 참고 참다가 결국 사랑니를 뽑으러 왔어.


하도 아프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무서웠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남자답게 한방에 뽑아버리는게 낫겠다 싶어서


핸드폰으로 지도 어플을 키고 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치과를 찾아. 귀찮으니까 그냥 가까운 데 가서 대충 뽑고 와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 어플이 찾아 준 치과는 당연히 클리셰 돋게 윤기네 치과였지.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찾자마자 바로 옷갈아 입고 지갑 가지고 나서는 지민이야. 걸어서 5분 거리라 집에서 입고 있던 하얀색 맨투맨에 바지만 스키니로

갈아 입고 나가지.







이내 도착한 병원의 자동문 앞에 서서 두어 번 심흡 한 다음 씩씩하게 들어갔어. 들어가자마자 바로 보이는 카운터에 있던 예쁜 간호사 누나가 어서 오세요- 하며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내.





"저희 병원은 처음 오셨나요?"
"네. 그게 저, 사랑니 뽑으려고 하는데.."

"네, 그럼 여기 앞에 접수증에 이름, 주소, 번호 써주시고 소파에 앉아서 잠깐 기다려주세요~ "





카운터에 바로 놓인 접수증에 끄적끄적 제 이름과 주소,번호를 쓰고는 한쪽에 위치한 소파에 앉아 있다가 곧 박지민씨,들어오세요 하며 제 이름을 호명하는 목소리에 들어가.







한편 윤기는 정신없이 환자들을 받고 일하다가 잠깐 원장실에 들어와 숨 좀 돌리고 쉬는 중이었어. 그때 똑똑 하며 작은 노크 소리와 함께 간호사 한명이 문을

열었지.





"선생님, 사랑니 발치 환자 왔는데 저희가 대신 하고 있을까요?"






하며 간호사가 말을 걸어오자 아닙니다,괜찮아요. 하며 지금 가겠다며 다시 원장실에서 나가는 늉기.
그리고 지민이가 누워 있는 의자로 가는 거지. 가까이 간 늉기가 버튼을 누르자 뒤로 천천히 제껴 지는 의자야.

윤기의 앞에 눕게 된 지민이. 그리고 그런 지민이 손에는 자그마한 오리 인형이 쥐어져 있었어.

 

아, 이 오리 인형의 용도는 사랑니를 뽑으러 온 환자들에게 항상 쥐어주는 거야. 발치하다가 아프다 싶으면 눌러서 신호를 달라는 용도였지.

치료하는 도중에 직접 말로 아프다고 하면 자칫 큰일날 수도 있으니까. 지민이 또한 윤기가 들어오기 전에 다른 간호사가 이 오리 인형을 손에 쥐여 주고

사용 용도를 말해줬지.



이때까지만 해도 평정심을 유지하려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무표정이였어. 사랑니 한 두개 빼도 눈 깜짝 하지 않을 것 같은.



 "자 환자분, 아 해보세요."




아- 하며 지민이가 입을 벌리니 아랫쪽 잇몸에 사랑니 2개가 삐쭉 제 모습을 살짝 드러난게 보여. 삐뚤게 나려나 본데, 그러니 아프지. 마취부터 할게요.


사랑니 발치할 때 마취주사가 그렇게 아프다고 하던 친구 말이 생각나니까 급속도로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어하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 눈에는 정말 평온한

무표정의 얼굴이었지. 그리고 길다란 주삿바늘이 잇몸으로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삐꾹- 오리인형이 내는 소리가 울려퍼져.





"마취 주사가 좀 아프긴 할 텐데 마취되고 나서부터는 뽑을 때 약간 욱신 거리긴 해도 안 아플 테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환자분."





저를 달래주는 것 같은 그 다정한 목소리에 귀가 붉게 달아오를 것 같았어. 사실은 아까 윤기가 걸어오는 걸 봤을 때부터 이미 반해버린 지민이. 


문이 열리는 소리에 누워 있던 상태에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살짝 돌렸었는데 오마이갓- 완전 준수하게 생긴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는거야. 하얀 의사 가운이 그렇게 잘어울릴수가 앖어.



벽쪽에 있는 개수대에서 손을 씻고 소독한뒤 마스크를 쓰는데 그 모습마저 멋있어서 심쿵하는거지

제가 누워있는 의자로 다가와서 환자분- 하며 말을 하는데 허스키한 그 목소리마저 멋있어. 대박이야. 치료 받으러 왔는데 의사 선생님한테 반할 줄이야.

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에 올 걸 하며 머릿속으로 오만 가지 생각 다 하고 있는데 그러는 와중에 발치가 시작 됐어.



이가 아직 잇몸에서 다 나온 상태가 아니다 보니까 잇몸을 절개해야 됐는데 아무리 마취를 했다지만 살을 가르다 보니까 기분 나쁘게 욱신거리는 통증이 함께 오는 건 어쩔 수 없었지. 그러는 와중에도 간호사에게 의료 도구 이름 말하면서 발치하는데 집중하는 그 얼굴이 넘나 섹시한거야.


아 진짜 무슨 의사가 저렇게 쓸데없이 멋있어!! 지민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기는 잇몸 안에 감춰져 있던 나머지 사랑니를 제거하는 데 집중해. 잠시 지민이 얼굴을 슬쩍 봤는데 여전히 속을 알 수 없는 무표정이여서 안 아픈가 했지. 



그때 윤기 귓가에 꽂히는 삐꾹- 소리.







"환자분, 많이 아파요? 미안해요, 금방 끝낼 테니까 조금만 참으세요."






아프면 그거 계속 누르세요. 최대한 살살 할게요. 

그 말과 동시에 제가 입안에 넣은 핀셋이나 의료 도구가 움직일 때마다 삐꾹삐꾹삐꾹 일정하게 울리는 오리 인형 소리야. 옆에서 입안에 호스를 넣고 피를 석션 하고 있던 간호사 입가가 씰룩이더니 결국 입가를 가리고 빵터지는걸 보고 주의를 주려 했지만 저 역시도 웃음이 터지려는 걸 가까스로 참고 있었어.


아프면 누르라고 준 오리 인형이긴 한데 인상 한번 안 찌푸리고 여전히 무표정인 상태로 손에 들린 오리만 삐꾹 삐꾹 삐꾹 누르니까 웃긴 거도 둘째치고 너무 귀여운 거였지. 귀엽네 라는 생각이 한번 들고 나니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있는 지민이 얼굴을 찬찬히 훑어 보게 돼. 여전히 무표정인 얼굴이긴 했는데 그 맹한 얼굴마저 귀엽게 생긴 환자였어.  


아까 차트 건내 받을 때 슬핏 본 기억으로는 이름이 박지민이였던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거의 끝을 보이는 치료에 다시 집중하자, 집중 살짝 고개를 흔들고 남은 뿌리를 제거하는 데 열중하지. 물론 일정한 박자로 들려오는 삐꾹-삐꾹-소리도 잊지 않고 말이야. 솜뭉치로 피를 닦아주는 간호사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좀만 건들면 빵 터져 버릴 것 같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어.



그리고 삐꾹-!



지민이 손에 들린 오리가 외친 마지막 비명과 함께 치료도 끝났어.










“자,다 됐어요. 수고하셨습니다, 박지민 씨. 많이 아팠을 텐데 잘 참으셨어요.”




마스크를 딱 벗으니까 근사한 얼굴이 드러나는데 또 한번 심쿵하는 지민이. 싱긋 웃으면서 말하기까지 하는데 너무 잘생겼어 젠장. 저건 반칙이잖아!

여기, 컵으로 입 헹구시면 돼요. 치료하는 내내 옆에서 웃음을 참던 간호사에게 꾸벅 살짝 고개를 숙이며 컵으로 입안에 고인 피를 헹궈 냈지. 양 볼이 얼얼한게 아무 감각이 없어.





“그래도 잘 참으시던데요? 마취했어도 욱신거리셨을텐데.. “
“아,느에… 나르 차을 마 해써여…”





입 안에 물고 있는 솜뭉치 때문에 다 새는 발음으로 말하는 지민이. 인형 안 드렸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표정으로만 봤을 때는 전혀 아파 보이지 않으셨거든요. 호호- 입을 가리며 여성스럽게 웃는 간호사에 멋쩍은 듯이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나오는 지민이야.




“여기 앉아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선생님이 처방전이랑 약 주시고 주의 사항 알려주실 거에요.”
“느엡…”





얼얼하게 당겨오는데 고통이 없는 양 볼이 신기해서 제 손으로 꾸욱 꾸욱 누르면서 대답하고 소파에 앉아 있었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지민씨- 하고

 부르는 낮은 목소리에 벌떡 일어나서 카운터로 걸어 갔어. 그리고 곧바로 보이는 잘생긴 의사쌤. 아까 제대로 못봤는데 가운 앞주머니에 명찰이 달려 있어.




원장 민 윤 기.




으와, 무슨 이름까지 멋있대 저 의사쌤.





“한 세 시간 정도 있으면 마취 풀리셔서 좀 많이 아프실 거예요. 진통제 처방해드릴 테니까 식후 30분 하루 3번 꼭 드시면 되고요. 잇몸을 절개하신 거라서 육류 같이 질긴 음식 드시면 봉합한 부위에 자극이 가서 덧날 수도 있으니까 한 1주일 정도는 죽이나 미음 같은 거 드시는 게 좋아요. 양치하실 때도 발치 부위에 자극 안 가게 살살 해주시고요.”




주의사항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면서 핏줄이 불거진 하얀 손으로 펜을 들고선 처방전에 뭔가 휙휙 써주는데 그게 또 그렇게 멋잇는 거야. 일하는 남자는 역시 섹시하달까. 그것도 이렇게 하얗고 잘생긴 의사라면! 처방전에 싸인 하고 주의사항 덧붙이면서 펜으로 써내려가는데 콕콕 찌르는 듯한 시선이 느껴져서 힐끔 고개를 들고 보니까 여전히 뚱한 표정의 지민이가 저를 멍하니 보고 있었지. 양 볼은 발갛게 부어올라서 통통하니 부은 얼굴이 무슨 망개떡 같이 보이는 게 여간 귀여운게 아니야.


아까 사랑니 뽑을 때도 그러더니 여전히 무표정이시네 이 환자분. 그러다가 아까 오리 인형 일이 떠올라서 저도 모르게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띄어졌는데 그걸 캐치한 지민이가 움찔하는거지. 방금 웃은 건가? 웃는 것도 되게 잘생겼다. 그리고 지민이를 쳐다보던 눈을 내려 비어 있는 의사 소견서란에 무언가 끄적끄적 덧붙인 윤기.


자, 다됐습니다 하며 지민이에게 처방전을 내밀어.

가사함니다아-. 여전히 새는 발음으로 인사를 하고 처방전을 받고 꾸벅 고개를 숙이고 나서 등을 돌려 나가려는데,





“아 ,  잠깐만요 박지민씨.”





제 이름을 부르는 근사한 목소리는 둘째 치고 제 팔을 부드럽게 붙잡는 손에 놀래서 당황함에 눈을 크게 뜨는 지민이.  ㄴ,느에?




“이거, 가져가셔야죠.”




하며 손에 들린 무언가를 건내 주는 윤기. 뭐지? 하는 마음에 봤더니 아까 지민이 손에 쥐어 줬던 오리 인형이였어.




“요 녀석이 하도 지민씨 따라가고 싶다고 울더라고요..”




막 이렇게요, 제 손에 들린 오리 인형을 쥐었다 피니까 삐꾹- 삐꾹 우는 오리 인형이야. 그제야 아까 전 일이 상기되면서 볼이랑 귀가 화르륵 붉게 물드는 우리 지밍이. 

아니, 그거는 아까 아프면 누르라고 주시길래 눌렀던건데...




“아픈 거 잘 참아서 주는 상이니까 받아요.”




자, 여기 하며 제 손에 잡혀 있던 팔을 들어 손바닥 위에 쥐여 주는 윤기. 그러면서 살풋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으면서 지민이를 보는데 쪽팔림과 더불어 부끄러움에 귀랑 볼이 발갛게 달아올라서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에 윤기도 심쿵하는거지. 폴인럽.




아, 진짜 귀엽네, 이 사람







멋있는데다가 친절하기까지 한 의사쌤이 친히 제 손에 직접 쥐여준 오리에 쪽팔리긴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얼른 나가자는 생각에 ㄴ,네. 가사해여, 그럼. 하고 얼른 발걸음을 돌려 경보하다시피 병원문을 열고 후다닥 나가. 허둥지둥 나가는 그 뒷모습마저도 귀여워서 큭큭 웃고 있다가 다음 환자 들어오시라 할까요? 하는 간호사의 말에 네, 하며 치료실로 들어가는 윤기였어.






그 시각 병원 안에서 도망치듯 나오자마자 숨 한번 돌렸다가 살짝 뒤돌아보고 이내 다시 터덜터덜 걷기 시작해.

병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약국으로 걸음을 옮겼어. 약국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저처럼 약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 처방전은 여기다 주시면 돼요, 하며 카운터 앞에 놓인 빨간 바구니를 가리키는 싱글싱글 웃는 얼굴인 약사의 말에 제 손에 들린 처방전을 놓으려는데




“어라?”





의사 소견서에 무어라 써있는걸 발견한 지민이. 내려놓다 말고 멈칫하고 다시 들어 확인하지.




[ 무표정도 귀여운데 웃으면 더 귀여울 거 같네요. 오리 녀석 잘 키워 줘요. ]




반듯한 글씨체와 함께 적혀 있는 11자리 숫자.. 숫자? 전화번호야 이거 지금? 번호를 줬다고? 나한테? 그 의사쌤이?? 그리곤 얼른 제 휴대폰에 꾹꾹 11자리를 누르고 저장한 다음 바구니 위에 살포시 얹어 놓지. 약사가 이거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하면서 말야.


다행히 별다른 말 없이 진통제와 함께 약사한테 주의 사항 몇가지 듣고 약국을 나왔어. 제 처방전을 보면서 싱글싱글 웃던 약사의 입매가 살짝 굳어진 것 같은데 제 착각이겠지? 잠시 앉아서 기다리라 하고는 약을 제조하는 뒤쪽으로 걸어가서 아깐 보이지 않은 다른 제조사한테 처방전을 주면서 뭐라 뭐라 했지만 소견서에 적힌 말 보고 이미 넋 나간 터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망충이 지밍이

.


그리고 이내 손에 약봉투 하나 들고 털레털레 집으로 걸어가면서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있어. 그때, 부르르 울리는 진동과 함께 메시지 1건이 왔다고 알림이 뜨면서 들어가보니까 아까 저장한 윤기의 번호로 문자가 와있는거지.





[ 오리랑 집 잘 갔어요?
– 의사쌤 – ]




으아! 문자 왔어 어떡해 어떡해! 당황 반 설렘 반으로 그 짧은 메시지를 읽고 또 읽고 있는데 근데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지 싶은 거.



[ 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
[ 차트 보고 알아냈죠. 아직 볼 얼얼하죠? 마취 풀리면 꽤 아플 텐데 약 잘 챙겨 먹어요. ]




문자에서도 느껴진다! 스윗 다정한 스멜이. 문자로 이렇게 가슴 떨리게 하기 있어? 아까 달아올랐다가 식은 볼이 다시 빨개질 것만 같아서 얼른 걸음을 빨리 하면서 답장을 보냈지.




[ 네, 감사합니다. 오리 인형도 감사해요. ]










[ 네, 감사합니다. 오리 인형도 감사해요. ]


퇴근시간이 다되어가는 찰나, 지민이한테서 온 답장을 보고 슬핏 입꼬리를 올리는 윤기야. 이모티콘 하나 없이 딱딱한 문체였지만 느닷없이 제게 쥐여주는 오리 인형을 보고 당황하던 얼굴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큭큭 웃어. 


아, 진짜 되게 귀여웠는데. 


제 개인 병원 간판을 걸고 나서 별의 별 환자가 다 있었지만 이렇게 재밌는데 귀여운 환자는 저도 처음이라 웃음만 터져 나오는 윤기야. 그러다가 슬쩍 제 핸드폰에 

'박지민씨’  라고 저장되어 있는 번호를 보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폰을 집어들어 저장명을 고친 윤기.





[ 뭘요^^ 혹시 치료한 곳 아픈 것 같으면 괜히 참지 말고 바로 오세요. ]





다정다감 그득 담긴 문자를 보내면서도 너무 들이대나? 싶기도 했지만 뭐 담당 의사로써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내 환자 걱정하겠다는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답장이 와.




[ 네. 선생님도 수고하세요.  -삐꾹이 주인님- ]





무뚝뚝함이 가득한 문자였지만 그것마저도 귀여워 보인다는 것은 이미 제 눈에 콩깍지가 씌였다는 의미임을  윤기만 모르겠지. 푸흐흐 웃으며 가운을 벗고 옷걸이에 걸어 놨던 코트를 입으면서 생각해.



아, 또 왔으면 좋겠다, 지민씨.








그 바램이 현실이 되었답니다. 정확하게 5일 뒤 다시 치과에 지민이가 재등장하시는 미래를 우리 민윤기씌는 전혀 몰랐을 거야.


더불어 제가 준 오리가 지민이 침대 머리맡에 얌전히 앉혀서 매일 밤 같이 잠드는 것도 말이야. 아까로 돌아가서 윤기한테 이모티콘 하나 없던 그 문자를 보냈을 무렵 집에 도착했어. 집에 와서도 여전히 아무 감각이 없는 볼에 슬핏 겁도 나. 마취 풀리면 얼마나 아프려나 하고.



다녀와슴미다- 하며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는데 신발장까지 풍기는 이 맛있는 냄새, 킁킁 거리며 맡았다가 

헐! 하며 탄성을 내뱉어. 바로 꽃게찜 냄새야. 우리 지민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꽃게찜.





” 아들 왔어~? 너 좋아하는 꽃게찜 했으니까 얼른 와~ “





항상 다정하시기만한 어머니 목소리였지만 오늘따라 꽃게찜 먹으라는 그 소리가 원망스럽던지. 

왜, 왜 하필! 하필 오늘이야 왜!




“어- 왔냐.”




소파에 길게 모로 누워 빈둥빈둥 티비 채널을 바꾸다가 거실로 들어오는 지민이에 심드렁하니 말하면서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한 양 볼에 햄스터 모양새를 한 지민이의 얼굴에 풉!! 하며 빵 터진 둘째 형에 째릿- 눈을 세모꼴로 만드는 지민이야 큭큭거리면서 어무니- 꽃게킬러 막내 오늘 꽃게 못 먹겠는데요?

그 말에 무슨 소리냐 어디 아프냐며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려오자




“막내 오늘 사랑니 뺐대요!”




와하하하- 쾌활한 웃음소리가 거실에 그득 울려퍼져. 

그 말에 놀라 부엌에서 나오셔서 퉁퉁 부은지민이 얼굴을 보시곤





“어머, 어떡해. 오늘 뽑은 거야? 그럼 못 먹어? 엄마가 우리 막내 줄라고 꽃게 통통한거만 집어온 건데… “
“씨이… 오느 뽀는다거 어뎨 마해느데… “





설마설마 했는데 건망증 심하신 우리 어머니. 당연히 까먹고 수산물 시장 가서 게를 골라 오셨나 보다. 그리고 옆에선 여전히 지민이 놀리기에 바쁜,


실제 나이 32살이지만 정신연령은 여전히 동생 놀리는 게 제일 좋은 10살 꼬맹이인 둘째 형.  지민이 얼굴 한번 보고 웃고 그리고 손에 꼭 붙들려 있는 쪼꼬마한 노오란 오리 인형 보고 소파에서 배 잡고 뒹굴거리는 형에 바짝 약이 오르기 시작하는 지민이 손에 들린 약봉지를 아무렇게나 내팽개치고 (그 와중에 오리인형은 조심 조심 바닥에 내려놓았다고 한다) 바로 소파로 달려들었지.




“우씨 그마 우스라 해따!”
“아이구 우리 막내, 사랑니 빼느라 수고하셨는데 게도 못먹고. 대신 이 형님이 다 먹어줄게~”
“닷쳐!”




왁왁거리며 헤드락을 걸어도 빙글거리는 웃음으로 약을 올리는 둘째 형에 씩씩거리는 우리 불쌍한 지밍이. 점점 마취가 풀리기 시작한건지 욱신거리는 통증 때문에 가뜩이나 기분도 다운되려는 마당에 지민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엄마표 꽃게찜도 못 먹게 됐는데 이 불쌍한 동생을 놀리기에만 바쁜 저보다 4살 많아도 정신연령이 한참 낮은 이 형 때문에 속이 탄다 속이 타. 으아!! 울분을 토해내는 지민이 뒤로 욕실 문이 열리면서 등장한 또다른 사람.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웃어대. 박정민, 너냐?”






제일 큰 형님 되시겠다.

큰 형 보자마자 울망울망해져서 큰 혀엉- 하며 달려가는 지민이.





“큰 혀아! 두째 혀 저 호내져-“





억울함을 그득 담아 새는 발음으로 얘기했건만 돌아오는 건 푸흡- 하는 웃음을 참는 소리와 제 얼굴에 안착한 아밀라아제였다고 한다. 믿었던 큰 형마저 볼은 발개져서 부어올라선 잔뜩 새는 발음으로 말하는 지민일 보고 귀여워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거야. 

그에 더 탄력받아서 놀려대기 시작하는 둘째 형님.





“형,형. 박지민 덕분에 오늘 꽃게찜 다 우리꺼임. 

고맙다 막내야. 이야, 역시 행님들 생각하는 건 우리 막내밖에 없네!”

“막내야… 게살죽이라도 해줄까? 형 게살죽 하난 잘끓이는데…”





씨이, 됐어! 다 필요없어! 잔뜩 약오른 채로 여전히 저를 놀리기만 바쁜 둘째 형 정강이 한번 뽝! 소리 나게 걷어차주시고는 바닥에 놓아뒀던 오리 인형과 함께 후다닥 제 방으로 피신하는 지민이야. 제 방에 들어오자마자 아까부터 욱신거리기 시작한 볼이 불에 데인 듯 화끈화끈거리면서 싸한 고통이 올라오기 시작했어.

아우- 아파… 진짜 꼼짝 없이 죽만 먹게 생겼네 생각하다가 손에 들려 있던 오리 인형을 침대맡에 고이 올려 놔.


그리곤 저 역시 침대 헤드에 기대며 아까 문자하던 내용으로 들어가지. 선문자부터 해서 마지막 문자까지 어디 하나 다정함이 빠지지 않은 곳이 없어. 그에 반해 저가 보낸 문자를 보면 그 흔한 이모티콘 없이 딱딱하기 그지 없는 문자야. 으아- 어떡해!! 보고 기분 나쁘신 거 아니야? 너무 딱딱하게 보냈나? 하다못해 웃는 표시라도 보낼걸 그랬나 정말-




사실 지민이가 오늘 치과에 가서도 무표정하고 그랬던 것도 낯가림이 심한 내성적인 성격 때문이었어.

낯가림 진짜 심한 사람들 중에서는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아니면 자기 감정을 잘 드러내려고 하지도 않아서 좋아도 좋은 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인데

지민이가 약간 그런 경우였지. 막상 친해지면 이리 치대고 저리 치대면서 애교 살살 부리는데 첫인상은 완전 무표정에 멍한 표정이라 다가가기 좀 힘든 인상이라고 얘기를 많이 들어 왔어.


그러한 성격이 문자에서도 드러났던 거야. 그래도 명색에 24년 인생 처음으로 첫눈에 반해버린 사람인데 이렇게 놓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어. 아까 제가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를 끝으로 더 이상의 문자가 올 생각이 없어. 


우띠- 뭐지. 나 진짜 씹힌 거? 이렇게 허무하게 끝인건가... 배는 고픈데 양 볼이 욱신거려서 밥도 못 먹겠지, 

윤기한테서 문자는 없지 괜히 심통만 나서 베개를 끌어안던 그때, 부르르 떨리는 진동과 함께 벨소리가 방 안을 울려퍼져.




의사쌤
010-XXXX-0309





무심코 집어들었다가 액정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우리 지민이. 헐, 전화라니, 전화라니! 받아야 되는데 손이 덜덜 떨려가지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손에만 쥐고 있다가 진동이 5번 정도 넘길 무렵 에라 모르겠다 싶어 큼큼 목을 두어번 가다듬고 받는 지민이야.





“여버세여?
-어, 받았네요. 지민씨.




여전히 줄줄 새는 발음에 아차 싶었는데 당황한 나머지 삑사리가 나버린 목소리에 귀까지 달아올라 화끈화끈거려. 으아, 쪽팔려라. 전화기 반대편에서 삑사리까지 귀여워하고 있을 윤기의는 생각도 못하고 말이야. 그 와중에 귓가에 들려오는 윤기의 근사한 저음에 저도 모르게 귀가 쫑긋 입꼬리가 방긋 방긋 올라가는 걸 참지 못하는 지밍이



“아, 느에… 그데 무스 이로…”
- 음, 지금쯤이면 마취 풀릴 때 된 것 같아서 한번 전화해 봤어요. 밥은 먹었고요?




지민아- 밖에서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아, 하곤 네 디금 머글라고여. 하고 대답하니 하하, 그래요? 하며 푸스스 웃어오는 윤기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데 이렇게 전화하는 것만으로도 귀르가즘이 오는 사람이 진짜 여기 있었구나 하는거야.




-아까 내가 말해준 건 다 기억 나요? 오늘은 밥 대신 꼭 죽 먹고 바로 약도 먹어요.





몸이 건강해야 상처도 빨리 낫는 거 알죠? 주의사항 까먹으면 안돼요. 라며 걱정 담긴 목소리로 물어오는데 진짜 심장아.. 나대지 좀 말아줄래. 쿵쾅 쿵쾅 지민이 속도 모르고 미라톤 뛰는 마냥 뛰는 심장이야. 진짜 이 의사쌤, 위험한 남자야. 이름도 잘생기다 못해 이젠 목소리까지 잘생긴 거야. 요즘 잘나간다는 남아이돌 노래 중에 한 구절이 제 머릿속을 스치듯 지나가.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 흔드는 건데-! 흔드는 건데-!


지민씨? 건너편에서 아무 대답이 없자 이상하게 여긴 건지 제 이름을 불러오는 윤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도리도리-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대답해.





“느엡 .. 주 먹거 야도 머글게여. 가사함니다.”
-하하, 그래요. 나 몰래 먹지 말라는 거 먹었다가 덧나서 병원 오면 그때는 혼낼거에요?
“느에...”





귓가에 들려오는 푸스스 웃는 웃음소리에 발갛게 달아올라 있던 얼굴이 이제는 붉게 화르륵 타올라서 누가 톡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이 변했어.


오늘 고생 많이 했다며 푹 쉬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고 나서도 여전히 멍- 한 지민이였지. 내가 지금 의사쌤이랑 통화를.. 걱정도 해주시고 ... 막.. 막... 혼낸다 하시고.. 어… 바보가 된 기분이야. 


기분이 하늘 위로 붕 뜬 것만 같았어. 침대에 걸터앉아 제 볼을 감싸쥐고  방방 발을 굴리는데 벌컥 열리는 문고리. 엄마가 불러도 나오지 않자 삐졌다고 생각해서 들어온 둘째 형이랑 첫째 형이였지.



그리곤 각자 팔 하나씩 붙잡고 나오는데 예상 외로 힘이 쭉 빠져서 딸려 나오는 지민이에 의아할 따름. 얼굴은 멍해가지고. 왜 저런대? 하며 둘째 형이 입모양으로 묻는데 저도 전혀 모르겠으니 어깨만 으쓱하는 첫째 형.





지민이 앞에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하얀 게살 죽이 담긴 그릇이 놓여졌어. 잘 먹겠습니다- 하며 먹기 시작하는 형들과 함께 저도 제 앞에 놓인 죽 한 숟갈 떠서 후후 불고는 입에 넣어. 완전 맛있당 엄마표 게살죽. 여전히 볼은 욱신거리지만 꼬르륵 소리가 요동을 치던 배에 따뜻한 음식이 들어가니 좀 살 것만 같고 안좋았던 기분도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어. 


그렇게 가족들끼리 시시콜콜 밥을 먹으며 얘기하고 있다가 머릿속에 딱 스쳐 지나가는 생각. 


근데 보통 의사가 자기 환자한테 개인적으로 전화해서 물어보고 그러나? 의문이 들었어.


에이 뭐 그럴 수도 있지 싶어 열심히 죽이나 먹어야겠다 다시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가져다 댔는데 -




“아 흐거-!




겉부분은 식었어도 속은 여전히 뜨거운 상태였던 죽을 호호 불지도 않고 먹었으니 입천장이랑 혀 데이고 그런 거야.


그런데 문제는 그 뜨거운 죽이 상처 봉합 부위에도 닿아 버린 게 문제였던거지. 깜짝 놀랜 엄마가 바로 물을 갖다 주셔서 혀랑 입천장은 어떻게 식힌다고 식혔는데 치료받은 곳이 욱신거리다못해 화한 통증까지 일어. 


그리고나서 그 통증이 병원에서 처방해준 진통제를 먹어도 5일째지속되었을 무렵 결국은 다시 병원으로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는 지민이야. 사랑니 뽑은 지 얼마나 됐다고 , 게다가 상처 덧나서 오면 혼낼거라고 하셨는데. 

옷 갈아입으면서도 괜히 막 긴장되고 그런거지.




“하아, 나 어떡하지 삐꾹아.”





침대에 얌전히 놓여 있던,  그새 윤기가 준 오리 인형에 삐꾹이라는 이름도 붙여 준 지민이야. 


남들에게는 별 거 아닌 그냥 인형이여도 지민이에게 있어선 아니였지. 치료한 날 뒤로 이틀 동안몇 번 문자가 오갔지만 거의 윤기의 선문자가 대다수였고 그마저도 부끄러운 마음에 계속 네,아니요 형식으로 대답하는 지민이였지. 

그러다 보니 3일째에 자연스레 오던 문자가 갑자기 오지 않는 거에 궁금증과 동시에 서운함도 느껴지던 찰나였는데 이런 식으로 다시 가게 될 줄이야.



가야겠지? 가는 게 맞는 거겠지? 아니, 치료한데 다시 아프면 오라고도 하셨고, 또 죽먹다가 그런건데 뭐.





“치료한데가 아픈데 병원을 가는 게 맞지, 암, 그렇고 말고.”





근데 문자만 하던 상대랑 다시 얼굴을 마주 하게 될라니 어색한 것도 어색한거지만 너무 떨려. 또 꿀먹은 벙어리마냥 아무 말도 못할 것 같은데. 멘붕이야 멘붕 정말.



결국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 그리곤 익숙한 병원 간판이 보임과 함께 도착해버리고 말았지. 저번에 왔을 때도 이렇게 심호흡 한번 하고 들어갔던 것 같은데. 데자뷰가 막 느껴지네. 두어 번 정도 심호흡 하고 문을 열었지.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에 어서 오세요- 하며 그날처럼 저를 반갑게 맞아주는 간호사 누나가 보여.





“어? 그때 사랑니 뽑으신 환자분?”
“아, 넵..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볼도 다 가라앉으셨네요!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 그게… 저… 우물쭈물하며 저에게 상냥하게 되묻는 간호사에게 말을 꺼내려는데 벌컥- 소리와 함께 손에 차트를 든 윤기가 원장실에서 나오다가 딱 지민이랑 눈이 마주쳤지. 박지민씨? 하며 저에게 다가오는 윤기. 

그에 귓가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 지민이야.



“무슨 일로 왔어요? 정말 치료한 데 아파서 온거에요?”
“아, 네… 비슷하긴 한데..”





김 간호사님, 박지민씨는 제가 대신 접수 받을게요. 안에 환자분 마무리만 좀 부탁해도 될까요? 하며 그 젠틀한 미소로 말하자 알겠다며 치료실로 들어가는 간호사님. 

안 그래도 한산하던 타임의 병원이라 환자 한두명과 저, 그리고 자신과 마주보며 카운터에 서 있는 윤기였어.





“덧난 거에요? 들어가기 전에 잠깐 봐도 될까요?”.
“넵.”





그리고는 입을 벌리는 지민이. 속으로는 아 오기 전에 혹시 몰라 열심히 양치하기 잘했다. 싶어.


입을 벌림과 동시에 제 턱을 붙잡고 살짝 제 쪽으로 당기는 힘에 당황해서 앞으로 끌려가다 말고 카운터 부분을 두 손으로 붙잡았어. 그리고 제 입안을 살펴 보려 다가온 윤기에 2차 당황. 코끝에 닿은 시원한 스킨 향에 순간 머리가 어질했지.





“흠, 살짝 덧나려고 하는 기미가 보이네요. 약간 부은 거 보니까 뜨거운 거 먹다 데이기라도 한거에요?”
“아…으에….주 머다가 흐거어서…”





자기 손에 턱이 붙잡히는 바람에 다시 그때처럼 새는 발음으로 말하는 지민이 목소리가 너무 귀여워 저도 모르게 푸스스 웃어버린 윤기야. 게다가 귓가는 발개져있는데 여전히 망개떡 같은 얼굴로 새는 발음으로 말하는 게. 정말 이 사람은 뭘 먹고 이렇게 귀여운 거지..







지민이 역시 제 두 눈에 그득 찬 잘생긴 윤기쌤의 얼굴에 귀가 달아오르고 난리도 아니였지.  


자기 턱이 붙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두 볼까지 화끈화끈 열기가 오르려고 해. 민망해질려고 해서 입을 다물었는데도 여전히 제 턱을 아프지 않은 힘으로 붙잡고 있는 하얀 손에 당황해서  저, 저기…손 좀… 하자 아, 미안해요. 아팠어요? 하며 화들짝 제 손을 떼는 윤기야.




“일단은 들어와요. 연고 바르면 좀 가라앉을 거에요. 약도 처방해 줄게요.”





다른 간호사분이 지민이를 치료실로 안내하고 치료실 문이 닫히자마자 제 손을 내려다보는 윤기의야. 제 손에 닿아온 보들보들한 감촉이 좋아서 뗄 생각도 못했어. 게다가 제 손에 턱이 잡혀서 똥그랗게 뜬 눈으로 지민이가 저를 바라봐 오는데 볼이 점점 발그레 해지는게 보이는 거야. 그 모습을 보니 제 가슴에서 몽글몽글 무언가 피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아.


연애를 너무 쉬었나.


환자한테 이게 무슨.정신 차리자 민윤기.

고개를 도리도리 두어번 휘저었지만 여전히 그 잔상이 머릿속에 남은 상태로 치료실로 걸음을 옮겼지.










“자, 아- 해보세요.”





버튼을 누르자 의자가 뒤로 서서히 젖혀지면서 제게 아- 입을 벌리라 하는 의사썜의 옆얼굴이 보여. 마스크 낀 모습도 여전히 잘생겼네, 싶어.

멍하니 앞만 응시하다가 아픈 부위에 닿아온 솜에 아파서 살짝 눈가를 찡그렸지.






“많이 아파요? 연고만 바르면 되니까 조금만 참아요. 살살 바를게요.”
“개,개아나요…”





입으론 괜찮다 하면서 눈가에 살짝 눈물이 고인 게 보여서 웃을 뻔한 걸 가까스로 참았어. 오늘은 오리 인형도 없는데 이를 어쩐담.




“것보다 오리랑은 잘 지내고 있어요? 지민씨한테 가고 나서부터 병원이 좀 조용해진 것 같아서요.”
“아….에. 제 치대 위에서 가치 자여..”
“ 그래요? 원래는 사랑니 뽑으러 온 사람들 있으면 맨날 치료실에서 삐꾹삐꾹거렸는데. 없으니까이젠 조용하더라구요- “





지민이의 사랑니 뽑던 날이 기억나면서 푸흐- 웃는 윤기야. 당사자에게는 부끄럽기만한 기억이었지만 말이야.

다정다감한 그 목소리에 한없이 녹아내릴 것만 같은 우리 지밍이. 손에서 땀이 나는 것만 같아서 자꾸 손을 쥐었다 폈다 해. 설상가상 치료실 안에 윤기와 저 둘뿐이라 더 긴장되는 거 있지. 아까 왔을 때 있던 환자는 이미 치료가 끝나서 중간에 나갔고 윤기가 간단한 치료니까

제가 하겠다며 간호사 누나도 먼저 내보내는 바람에 치료실 안에는 두 사람이 숨쉬는 공기만이 감돌았지.




“자, 다 됐어요. 옆에 물로 입 한번 헹궈요.”




제 입안에 있던 도구들이 나가자 벌리고 있던 입을 아래위로 암냠 한번 하더니 다무는 지민이야.

옆에 트레이에 치료 도구랑 기계들 내려놓고 정리하면서 버튼을 눌러 의자가 일으켜지게 하는 윤기. 차트에 대강 진통제와 더불어 항생제 처방을 기록하고는 고개를 들었는데 물로 입을 헹구려고 고개를 뒤로 젖힌 지민이 옆얼굴을 보고 멈칫. 하는거지. 그것도 모르는 우리 지민이. 아무렇지 않게 입을 가르륵 헹구고 뱉고는 의자에서 내려가려는데 엥. 아직 의사쌤이 계신거였지.




“ 선..생님? ”





그리고 무어라 말할 새도 없이 제 입가에 말캉한 것이 살포시 닿아와.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전에 코끝에 닿아오는 시원한 향과 두 눈에 들어차는 하얗고 말간 얼굴. 윤기의 얼굴이었지.






촉- 소리와 함께 키스가 아닌 가벼운 뽀뽀로 마무리하며 제 입술을 떼내는 윤기야.  그리고는 어버버하며 잔뜩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지민이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아차 싶은 거였지. 



 내가 지금 무슨…?






“아..”
“무,무슨…”






아까처럼 볼은 발갛게 달아오른 채로 더듬거리며 저에게 물어오는 데 그게 또 그렇게 예뻐보이는 거지. 축 민윤기씨 첫 심쿵- 순간이였답니다.

 

하씨, 진짜 미치겠네. 치료하는 내내 저를 올려다보는 그 얼굴에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아주 잠깐 0.1 초 지나간 거였는데 환자를 앞에 두고 무슨 음험한 생각인가 싶어 일부러 지민이에게 말을 더 걸며 치료를 한건데 다 망했어. 입 헹구려고 고개를 젖힌 모습에 저도 모르게 제 입술을 부딪힌 거였지.


지민이 역시 이게 무슨 짓이냐고 소리치려 했는데 다시금 생각해보니까 나쁠 것도 없는데 굳이 소리 칠 필요가 있나 싶어. 오히려 좋으면 좋다 할 수 있을 기분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게 윤기 역시 저와 같은 마음에 그런 건가 하는 게 걸리는 거지.


좋아하지도 않는데 키스를 한 거라면 비참해질 것만 같았어. 눈물이 핑 돌 것 만 같아서 고개를 푹 떨구고는 간신히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어.





“저, 저 이만 가볼게ㅇ-”





그리고 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부드럽게 뒷목을 감는 손과 함께 다시금 부딪혀오는 입술이야. 아까와는 다르게 제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놓으면서 한 손으로 뺨을 감싸더니 제 입술 틈새를 가르고 들어오는 윤기였지. 

제자리에 가만히 있기만 한 지민이의 혀를 툭툭 건드리더니 제 걸로 부드럽게 감싸오면서 옭아매기도 하고 치열을 고루 훑기도 하면서 말이야. 안 그래도 빨리 뛰는 심장에 숨이 차는데 눈을 감은채로 저와의 키스에 열중하는 의사쌤의 얼굴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아.



진짜로 더 하다간 숨막혀 죽을 것 같아서 윤기의의 가슴팍을 밀자 그제서야 입을 떼. 쪽-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데 침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한 그 모양새에 얼굴이 화끈거렸지. 저에게 왜 키스를 한건지. 


머릿속이 잔뜩 혼란스러우면서도 키스 후에 한없이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익어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짧뚱한 손가락만 꼼지락거려. 저를 멀뚱히 응시해오는 그 시선을 피하기 위함이기도 했지.





“박지민씨.”
“….”
“고개 들고 나 좀 봐봐요. 지민씨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은데 나.”





꿀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이 다정한 목소리였어. 이미 벌개진 얼굴인데 여기서 더 벌개질 수 있을까도 싶어

지금 얼굴을 봤다가는 얼굴이 펑 터져버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였는데 그런 제 볼을 잡고는 저와 눈을 맞추게 하는 윤기였어. 




“방금 거 실수 아니에요.”




처음엔 귀엽다고만 생각했어요. 

번호 저장한 것도 의사로써 내 환자 케어하는 건데 전혀 이상할 거 없다고 생각했고요.







“근데 요 5일동안 자꾸 박지민씨가 생각나는 거 있죠? 사랑니 뽑으러 온 환자들 보면 생각나고,  길 가다가 오리 모양만 봐도 지민씨 얼굴 떠오르고.”






진지함을 가득 담은 두 눈동자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어 보였어. 한 자 한 자 내뱉은 말이 다 윤기의 진심이였지.






“그리고 나 오늘 지민씨 보면서 내 마음 알았어요. 

아, 좋아하는구나.”





내가 지민씨를 좋아하게 된 거구나.

마지막 말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어. 두 눈이 휘둥그레져선 가만히 저를 바라보는 지민이에 다시 키스하고픈 마음을 억눌러. 우선 제가 키스한 게 진지한 마음으로 한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먼저니까.






“좋아합니다, 박지민씨.”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되뇌이듯 반복하는 그 말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껴. 이 기분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 지얼떨떨함과 동시에 하늘을 날 것만 같은 기분이야. 이게 정말 현실인건가? 꿈은 아니겠지 설마?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눈만 꿈뻑거리는 지민이를 바라보다가 볼을 감싼 손에서 찬찬히 힘을 빼고는 힘없이 내리려던 그때, 다급하다 할 정도로 제 손을 잡는 따뜻한 느낌과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번에는 윤기의 눈이 커졌지.





“저,저도 좋아해요!”





좋아해요 선생님! 사실 저, 선생님 처음 본 날에 이미 반했었어요. 부끄러움 가득한 얼굴로 제 볼을 감싼 손을 잡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씩씩하게 말하는 지민이야.

오물거리며 예쁜 말만 내뱉는 그 입을 보면서 윤기의 심장도 쿵쿵쿵- 세차게 뛰어대고 있었지.


그리곤 제 손을 덮은 지민이의 손을 맞잡고는 아래로 내려. 그러더니 아직까지도 발갛게 익어 있는 얼굴에 씨익 웃더니 찬찬히 이마에 입술도장을 꾹- 내리눌러.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다음은 그 예쁜 눈두덩이에도 입맞추고 오똑하게 솟은 코에도 촉- 그리고 마지막으로 앙 다물린 입술 위에 가볍게 촉- 하고 입을 맞추지. 




“고마워요. 지민씨.”
“네?뭐가요?”
“나랑 같은 마음이여줘서.”





진짜 고마워요. 나 혼자 짝사랑한 거 아니게 해줘서. 그러며 저를 세게 제 품안에 가둬오는 윤기에 터질 듯한 가슴이야. 코끝을 간질이는 윤기의 체향에 기분이 좋아 살풋 웃다가 이내 제 팔을 들어 그 너른 등을 안았지. 


그러자 안은 팔에 힘을 살짝 풀더니 다시금 제 턱을 붙잡고 고개를 비스듬히 꺾어 깊게 입맞춰오는 윤기의 모습에 화답하듯 목에 제 팔을 감고는 두 눈을 감아.




“박지민씨.”





기나긴 키스 끝에 입술을 떼고 나서도 사랑스럽다는 듯 한없이 저를 응시해오는 그 눈길에 부끄러워 아래만 보고 있으면 제 두 손을 잡는 따뜻한 손과 함께 윤기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지.




“나랑 사귀어 줄래요?”




담백하기 그지없지만 진심을 가득 담은 그 고백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환하게 미소 짓는 얼굴이야.


아 오늘 기분 진-짜 좋다.

지민씨가 내 고백도 받아주고. 내가 먼저 뽀뽀 안했으면 큰일날 뻔했네.


저를 품에 안고는 작게 덧붙이는 말을 듣고는 부끄러워선 가슴팍에 지민이 역시 제 얼굴을 묻으며 생각해.


아 오늘 기분 진-짜 좋아.






하얀 블라인드 틈새로 들어온 햇빛이 두 사람의 머리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어. 이제 막 탄생한 연인을 축하하는 듯한 손길이였지.


사랑스러운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며.






Fin.








지민씨, 근데 정말 나한테 첫눈에 반했어요?


...네.


와, 진짜? 나 어디가 좋아서 반한거에요? 얼굴? 목소리? 아님 돈 잘 버는 의사라서?


….선생님 지금 은근 슬쩍 자기 자랑하고 있는 거 알아요?


왜요. 이거 중에 하나라도 없었으면 나한테 안 반했을거면서.


하나라도 없었어도 반했을거에요. 

난 선생님 얼굴, 직업 같은 게 아니라 선생님 자체한테 반한 거니까요.


….지민씨.


ㄴ, 네?


키스해도 돼요?


…네,










치과 의사 민윤기 X 사랑니 뽑으러 온 박지민 마침.


 




 



안녕 백뚜들~~ 슈짐으로 하나 가져와봤어. 좀 길지ㅠㅠ나눠서 올리려다가 그냥 얼른 얼른 진행되는거 보고싶은 마음에 그냥 다 올렸어!

달달한 슈짐 증말 너무 좋아ㅜㅜ스윗공 연상공 미늉기 너무 좋아ㅠㅠ 아 요 썰 주제가 된 거는 예전에 sns에서 본 썰 모티브로 해서 써본거야!

그리고 이 글은 예전에 다른 곳에도 써놨던 글인데 슈짐으로 다시 리네이밍 한거!위에다 적어놨어!

꼼꼼히 수정한다고는 했는데 혹시라도 내가 놓치고선 아직도 덜 수정된 곳 있으면 말해줘~

오늘도 굿밤!




  • 백수 2017.07.12 00:30
    아 너무 달다라고 예쁘고 젛다ㅠㅜㅠㅜ 역시 슈짐은 이런 맛에 보는 거 같아ㅠㅠㅠ 고마워 백수야 오늘밤은 백수덕에 달달할 것 같아 히히
  • 백수 2017.07.12 01:39
    허으으 넘나 달달해..나도 사랑니뺄때 민군주님같은 사람이었음 좋으련만.
  • 백수 2017.07.12 13:14
    진짜 넘나 스윗ㅜㅜ
  • 백수 2017.07.12 23:13
    스윗스윗......
  • 백수 2017.07.13 00:16
    와 진짜.... 30분내내 엄마미소 지으면서 봤다 지민이 너무 귀엽고 윤기선생님 진짜 초스윗.. 하.... 내가 다 설렌다...ㅠㅠ
  • 백수 2017.07.13 20:53
    어떡해 지민이 넘 귀엽다ㅜㅜㅜㅜㅜㅜㅜ
  • 백수 2017.07.13 23:15
    아 미쳤다 너무 취향저격이야 달달하고 간질간질하고ㅠㅠ 분량도 길고 좋았어ㅠㅠ 너무 조아서 스크롤 아껴가면서 읽었어ㅠㅠㅠ
  • 백수 2018.07.09 09:33
    진짜 넘 ㄴ달달하도ㅠㅠㅠㅠㅠ
    계속 아른거리는 글이야ㅜㅜㅜㅜ
    너무 설레버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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