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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2018.03.07 03:28

선생 민x학생 국

추천 수 3 댓글 5
#선생_민윤기x학생_전정국
#슙국




01-1. 담임 민윤기

-한 해 동안 너희를 이끌 내 이름은 민, 윤, 기. 알다시피 수학 선생님. 초짜에게 담임 자리까지 맡기다니 교장 선생님이 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겠네. 아무튼 담임은 처음 해봐서 부족한 게 많겠지만 잘 부탁한다.

아이들이 웅성거린다. 원체 상냥하거나 다정해보이는 얼굴도, 말투도 아닌 이 사람이 앞으로 일 년 동안 지지고 볶아야 하는 담임이라는 사실에.

-그럼, 질문 받는다.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교단에 짝다리 짚고 서서는 팔짱을 낀 채 무표정하게 제 학생들을 둘러보는 하얀 얼굴. 말로는 뭐든 물어보라는데, 얼굴은 뭐든 묻기만 하면 얻어터질 것 같아서.
다들 조용히 입을 다물고만 있는다.

-..나한테 다들 궁금한 게 없나보네.

학생들은 여전히 답이 없고. 그 무리 속에서 똑같이 입을 꾹 다문 채 눈만 굴리고 있던 정국도 마찬가지.

-그럼 수업이나 하자.

그 한마디에 여기저기서 야유가 터져나온다. 그때 정국이 결심한 듯 한쪽 손을 번쩍 들어올린다. 윤기가 가만히 정국을 보다가, 이내 턱짓을 한다. 오냐. 말해라.

-열 살 차이나는 사람 어떠세요?

이 질문의 의도가 대체 무엇인가 싶어 윤기가 살짝 인상을 쓴다.

-그냥 차이 나는가보다 하지.

윤기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정국이 손을 번쩍 든다. 윤기가 다시 고갯짓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 말하는 정국.

-그럼 열 살 차이 나는 사람도 괜찮다고 해주세요.

눈이 반짝반짝. 동그랗고 커다란 눈에 이유 모를 기대감이 한껏 스며있다. 윤기는 쓰읍, 하고 눈을 가늘게 뜬다. 뭐라고 답을 해야하나 고르고 고른다.

-..위로, 아래로?
-네?

망충하게 묻는 정국에게 윤기가 태연하게 되묻는다. 그러니까, 내 위로 열 살이라는 거냐, 아래로 열 살이라는 거냐.

-아래로 열 살이요.

정국이 여전히 눈을 빛내며 씨익 웃는다. 반 애들은 재밌어죽겠다는 얼굴들로 윤기와 정국을 번갈아가며 본다. 윤기만 허, 하고 기도 안찬다는 듯 헛웃음 짓는다. 저거저거 아주..

-빨리 괜찮다고 해주세요. 네?

아예 턱에 손까지 괴고 기대 중인 얼굴. 윤기가 그 얼굴을 피해 눈을 내리깔고 교탁에 둔 출석부를 펼쳐든다. 그리곤 단호하게.

-안 돼.

정국이 또 순간 얼이 나가서 망충해진 얼굴로,

-네?

하고 되묻는다. 그래서 이번엔 윤기가 눈을 들어서 정국을 똑바로 보고 말해준다.

-안 돼.

순간 정국이는 멍, 해져선, 어버버어버버. 고장난 로봇처럼 굴다가 금세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괜찮다고 말해달랬더니 돌아온 답이 '싫어'도 아니고 '안돼'다. 너무 수를 읽혔나 싶어 멘붕이 몰려오지만 겨우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일단 시치미를 뗀다.

-저는 그냥 물어본 건데요!

하지만 상대는 민윤기. 얼굴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뻔뻔하게,

-나도 그냥 '안 돼'라고 답한 거야.

정국은 결국 민윤기에게 모든 수를 읽힌 것이 맞다는 생각에 열이 오르고 만다.

-아니, 대체 뭐가 그렇게 안 되는데요?!

그제야 두 사람의 대화 흐름을 한 박자 늦게 눈치 챈 반 아이들이 왁자지껄 시끄러워지더니 교실 분위기가 박살나기 시작한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야 전정국 너 게이냐?!

별 악감정 없이 깔깔대며 쉽게쉽게 내뱉는 말들 사이에서 정국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반면 벌써부터 앞으로 있을 일 년 동안의 담임 생활이 눈 앞에 훤히 그려지는 것 같아서 윤기는 잠깐 골머리가 아파 관자놀이를 턱 짚는다.

-이 자식들이. 조용히 안 해?

출석부를 교탁에 탁 탁 내려치자 그제야 녀석들이 조용해진다. 후. 한숨이 다 나온다.

-전정국. 어른 놀리는 거 아니다. 버릇 없게.

전정국은 놀리는 것도 아니고 버릇 없어 보이라고 한 짓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눌러 참는다. 여기서 더 얘기하면 농담이었다고 다 장난이었다는 말로도 수습이 불가해질 게 불보듯 뻔해서.
붉어진 얼굴을 숨기려 '짜샤 그런 거 아니니까 그만 좀 해라!'하고 애먼 앞자리 친구의 의자나 발로 퍽퍽 찬다.





01-2. 평화로운 수업시간

그러니까 그런 거. 먼 훗날 현재를 돌아본다면, 현 시점이 '그 시절 내가 사랑한 선생님', 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은 거.
정국은 그렇게 생각했다. 나 지금 정말 열렬하게 짝사랑 중이구나.

-그럼 여기에서 증명을..

초록 칠판에 백묵으로 간결하게 판서하는 모습에 넋이 나간다. 두어 번 팔을 걷어올린 셔츠에 단정한 슬랙스 차림. 별 것 없는 차림인데 이렇게 넋을 놓는 이유는 윤기의 하얀 손, 긴 손가락, 그리고 그 손등 위로 잔뜩 돋아난 성난 핏줄의 조화가ㅡ 세상에, 이렇게나 섹시할 수가 없어서.

정국은 아예 턱을 괴고 앉아 그런 윤기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 염색이라곤 한 번 안 해봤을 법한 검은 머리, 운동의 흔적이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하얀 얼굴과 목덜미. 그럼에도 이처럼 강하게 끌림을 느끼는 것은 분명 저 손과 손등의 핏줄이 오늘도 열일을 하고 있는 탓이다. 이제는 정국 스스로도 자신이 중증이구나 싶다. 그저 나는 게이인 게 분명한가보다, 생각할 뿐. 받아들이는 과정이 꽤나 괴롭기는 했지만 이제는 쿨하게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게이라고 부른다면, 자신이 여자가 되거나 선생님이 여자가 되지 않는 이상 자신은 게이가 아닐 수 없다는 것.

-아.. 잠깐만.

윤기는 학생이 질문한 문제가 꽤 복잡한 지, 난감한 듯 관자놀이쯤을 긁적이더니 문제를 칠판에 옮겨적으며 문제 속의 핵심 키워드를 골라낸다.

-이 문제는 논술도 잘 해야겠네.

중얼거리는 말 속에 어딘가 짜증이 섞여있다. 거 참 번거롭게, 하는 느낌.
그리곤 이내 말 없이 처음으로 학생들에게서 등을 보이곤 칠판과 마주한다. 마치 기싸움이라도 하는 것처럼, 문제를 눈으로 읽다가 왼손은 주머니에 꽂아버리고 말 없이 칠판 한 가득 수식을 알기 쉽게 척척 나열해 나간다. 공식만 알고 있다면 그 누구라도 질문 한 번 하지 않고 풀이의 흐름을 좇을 수 있을 만큼 섬세하고 깔끔한 풀이.

-이러면 이해 되나?

하고 그제야 찌푸린 미간을 풀며 학생들을 돌아본다. 어떤 아이는 윤기의 풀이과정을 그대로 메모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그저 칠판만 보며 감탄하거나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그때 정국이 손을 번쩍 든다. 물론, 다른 이유는 없고, 그저 윤기의 관심을 끌고 싶기 때문에.

-선생님! 두번째 줄부터 이해가 안가요!

윤기는 그런 정국의 태도가 너무나 익숙해서, 정국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그런다.

-너는 이제 포기할 때도 되지 않았냐?

목적어가 모호한 질문에 정국이 슬쩍 웃는다.

-아뇨? 포기 안 할 건데요?

일부러 도전적인 말투로 답하면 그제야 정국에게 눈길을 주는 윤기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잠깐 벌어졌다가 이내 꾹 닫히는 입술. 그리고 잠깐동안 정국과 윤기 사이에 찌르르-한 시선이 통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의 대화 내용이 모호한 탓에 주위 아이들은 또 금세 '그래 좀 포기해라, 어차피 너 예체능이라 수학 필요 없잖아'하고 왁자지껄해지는 거다.

-이렇게 해줘도 이해 못하는 수준이면, 인마 너는 답 없어. 그냥 포기해.

정국은 순간 울컥한다. 너는 안 돼, 답 없어, 포기해. 비록 목적어가 불분명하다한들, 매번 들어도 매번 마음이 아픈 말들.

-아 선생님은! 왜, 왜, 자라나는 학생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지는 못할망정! 어? 막, 어? 막 그러케 짓밟으세요?

윤기는 꽤 맹랑한 말을 내뱉는 정국을 보며 어이가 없는지 잠깐 멍 때리다가 허, 하고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이내 못 말린다는 듯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정국은 이 순간, 헛웃음 짓는 윤기의 모습마저도 멋있다고 설레는 제 자신이 너무 답답하고 한심하다.

-더 이상의 쓸 데 없는 질문은 안 받는다. 다음 진도 나가자.

그리고 그런 정국이 심쿵한 제 심장을 부여잡기도 전에,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윤기다. 정국에 의해 느슨해지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전환된다. 잠깐 지나치게 경계하는 듯, 아니면 방어가 풀린 듯 애매하게 보이던 윤기의 얼굴은 곧 갈무리되어 포커페이스로 변한다.
나이는 허투루 먹은 게 아니어서, 윤기는 오늘도 거침 없이 들이대는 정국을 별 내공 없이도 깔끔하게 쳐낸다.
역시나 오늘도 거부 당한 정국은 결국 끄응, 강아지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며 입술을 삐죽인다. 이를테면 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참을 수가 없는 열여덟 어린 중생의 신음과 몸부림이건만, 선생님은 제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01-1은 구백시에서 업로드했던 거 재업..
01-1만 올리기 뭐해서 01-2도 같이 올려본다
약간 오그라들지만 그래도 읽어줘서 고마워
넘흐 북흐럽다..ㅠㅠㅠㅠ
근데 업로드하니까 글배경이 왜 허옇게 될까? 메모장에 썼던 거 복붙하고 기본 설정은 건드리지 않았는데 이러네. ㅠㅠ

  • 백수 2018.03.07 14:46
    ㅜㅜㅠㅜㅠㅠ더이어줄생각있는거지?ㅠㅠㅜㅠㅠㅜㅜㅡ그런거지?ㅠㅜㅜ99편까지있는거맞지?ㅠㅜㅜ
  • 백수 2018.03.10 12:33
    헐 슙국,,윤기 센세,,넘나 취향범벅이다♥ 백수 다음편 기다려도 되지?
  • 백수 2018.03.14 20:07
    ㅠㅠㅠㅠ백수야 너무 너무 조아 여기 누워서 다음편 기다리고 있어.....
  • 백수 2018.04.09 01:08
    윤기센세...것도 수학...담편 기다릴게 백수야ㅠㅠ
  • 백수 2018.04.11 04:25
    왠진 모르겠는데 메모장 복붙하면 그러는거같아..
    하 도전적인 꾹이랑 민선생님 대박이야ㅠㅠ
    민형 셔츠 걷어올린 수학선생님 넘나 잘어울린다 흐엉 ㅜㅜ 멋있으..ㅜㅜ
    다음편 기다릴게 백수야 넘나 나백수의 취향범벅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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