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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2018.06.17 20:27

#미니의_시선 ♥8마음

추천 수 1 댓글 2



곧 마감시간이라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조용한 틈을 타 지민은 생각에 잡혀 있었다. 앞치마를 맨 채로 창가 테이블에 턱을 괴고 앉은 지민을 지삼이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다. 어느 순간부터 정신을 빼 놓고 사는 것 같더니 요 며칠 동안은 세상 근심걱정은 자기한테 있다는 듯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
“아니이…, 휴우.”


그러면서도 또 한숨. 지삼이 지민의 등을 톡톡 쳤다. 삼촌이 마감할 테니까 먼저 들어가. 평소 같았으면 신이 나 앞치마부터 벗었을 텐데 오늘은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도 양심이 있지. 지민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내 차례잖아. 내가 하고 갈게.”
“삼촌이 한다니까.”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얼른 퇴근하세요. 박지삼 씨.”


마감 잘 해 놓고 문 안 잠그고 그냥 갈까봐 그런다. 이 말은 좀 양심에 찔리긴 했지만. 삼촌에게 인사를 해 주고 팻말을 ‘close’로 돌려놓았다. 매장 안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지민이 계산대 쪽만 남기고 불을 껐다.


밀린 설거지를 하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닦고 있는데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헉 뭐지? 나 분명히 팻말 돌린 것 같은데. 간혹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는데. 오늘도 그러면 어떡하지. 제 시간에 퇴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오늘 영업 끝났….”


들어오는 사람을 확인한 지민이 말을 끝맺지 못했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해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지민은 한 눈에 그가 윤기임을 알아챘다.


“죄송한데, 오늘은 영업이….”


윤기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모자와 마스크를 벗었다. 며칠 만에 보는 윤기의 얼굴이 핼쑥해져 있었다. 저처럼 형도 힘들었던 걸까. 지민은 눈물이 날 것 같아 윤기와 눈을 피했다.


“할 말 있어서 왔어.”
“…….”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였다. 윤기와 마주하는 건 상상에서만 있는 일이었는데. 제 앞에 윤기가 서 있다니 기분이 이상했다. 지민은 괜히 윤기와 맞닿았었던 입술을 매만졌다.


“기다릴게. 그래도 될까?”


고민을 하던 지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앉으세요. 앉을 만한 곳을 찾아 가리켰다. 자리로 가는 윤기를 보다 지민이 급하게 에스프레소 머신 뒤로 몸을 숨겼다. 후후, 크게 심호흡을 했다. 심장이 세게도 뛰었다. 조용히 해. 눈치도 없어. 가슴을 쿵쿵 내려쳐도 심장 소리는 더 커질 뿐이었다. 윤기 형한테 다 들리지는 않겠지.


지민이 컵에 물을 따랐다. 윤기에게 다가가 컵을 내려놓았다. 청소 중이라 물 밖에 없어서요. 괜찮다는 듯 윤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좀 걸릴 거예요. 바쁘시면….”
“나는 기다릴 수 있으니까 천천히 해.”


다음에 얘기해도 된다고 하려고 했는데. 지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윤기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손이 빨라졌다. 익숙한 일이기도 했으니 금세 청소를 끝냈다. 앞치마에 젖은 손을 닦으며 윤기가 있을 곳을 힐긋 쳐다봤다. 눈이 마주치면 어떡하지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 윤기는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있었다.


앞치마를 벗으며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냄새가 나지 않을까 킁킁 맡으면 커피 향만 가득했다. 다행이다! 앞치마를 옷걸이에 걸어 놓고 옷을 갈아입었다. 윤기가 기다릴 새라 가방을 매고 후다닥 뛰어나갔다.


* * *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지민을 보다 고개를 돌렸다. 지민을 기다리며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지민이 일하는 카페로 들어오기까지 꽤나 오래 걸렸다. 용기가 없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지민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 게 오늘이었다. 지민 말고는 카페에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다. 지민이 난처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분명 오기 전에 이런 말을 해야지 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지금 괜찮았다. 그냥 지민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자신을 내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불편할까 지민이 있는 쪽으로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저기 형….”
“어? 어.”


제 등을 콕콕 찌르는 소리에 목소리가 엇나갔다. 큼큼 목을 풀고 대답하면 지민은 얼굴에 웃음을 지우려 노력하고 있었다. 다 보이는데도 윤기는 무시했다. 지민이 입고 있는 옷이 눈에 들어왔다. 귤을 떠올리게 하는 옷은 지민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귀엽네, 진짜.


“저 다 했는데.”
“어. 어.”


넋을 놓고 지민을 보고 있었다. 윤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컵을 들고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으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지민이 컵을 받으러 손을 내밀었다. 이거 제가 가져다 놓을게요. 손가락이 맞닿았다. 닿은 손이 찌릿찌릿했다. 헛! 지민이 손을 급하게 떼어냈다. 서둘러 손을 떼는 지민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윤기가 컵을 놓칠 새라 힘을 꼭 줬다.


“지민아.”
“네.”
“가자.”


지민이 카페 불을 껐다. 윤기가 먼저 나가 지민이 나오기 편하게 문을 잡았다. 감사합니다. 지민이 작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캄캄했던 가게 안과 달리 밖으로 나오면 가로등 불빛과 다른 가게의 조명만이 밝게 비추고 있었다. 가게 앞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고민을 했다. 그냥 카페에서 이야기 할 걸 그랬나.


“데려다 줄게.”
“…….”
“아 좀 그런가? 그러면 어디 근처에 잠깐 들어갈까?”
“…….”
“미안. 내가 너무 갑자기 찾아왔지.”


윤기가 주머니에 넣어뒀던 폰을 지민에게 내밀었다. 그러면 번호 알려줄 수 있어? 그러니까…. 주기 싫으면 안 줘도 돼. 윤기가 뒷목을 긁적였다.


“내가 고민을 좀 해 봤는데 나는 너에 대해서 아는 게 많이 없더라고. 그러면서도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아서, 애인 사이가 불편하면 우리 먼저 친한 형․동생부터 먼저 할 수 있을까?”


윤기가 지민을 쳐다봤다. 지민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초조해졌다. 지민을 곤란하게 만든 듯했다. 윤기가 애써 입꼬리를 당겨 웃었다. 손을 뒤로 빼려는데 지민이 윤기의 폰을 가지고 갔다. 번호를 꾹꾹 누르는 지민을 보며 윤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락해도 돼?”


지민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히 가라는 말에도 지민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후다닥 뛰어가는 지민을 크게 소리쳐 불렀다.


“지민아.”
“네?”
“문은 잠그고 가야지.”



조르르 왔던 길을 되돌아오는 지민을 보며 윤기가 웃음을 꾹꾹 눌러 참았다. 지민이 열쇠로 카페 문을 잠그는 것을 기다려 주었다. 제게 꾸벅 인사를 하고 가는 지민에게 손을 살살 흔들었다.


도도도 뛰어가던 지민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손을 흔들었다.


* * *



“저기 형….”
“어? 어.”


웃으면 안 되는데. 지민은 입술이 새하얗게 변할 때까지 꾹 물고 있었다. 안 웃는다고 했는데 형 눈에는 다 보였겠지. 나름대로 모르는 척하고 있는 것 같아 지민은 내심 오~ 싶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시선을 아래로 두고 있는 윤기에 지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윤기는 지민이 먼저 말하지 않으면 꽤 오랫동안 그러고 있을 것 같았다. 지민이 말을 건넸다.


“저 다 했는데.”
“어. 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윤기에 조금 놀랐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윤기에게 컵을 받으려는데 손가락이 닿았다. 헛! 닿자마자 빠르게 뛰는 심장에 지민이 손을 떼어냈다.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손을 바라봤다.


가자는 윤기의 말에 지민이 카페 불을 껐다. 문을 잡아주는 윤기에게 인사를 했다. 가방을 꼭 감싸 안은 채 밖으로 나갔다. 근데 어디로 가야 하지? 늦은 시간이라 갈 곳이 딱히 없었다.


“데려다 줄게.”


네? 데, 데려다 주신다고요?


“아 좀 그런가? 그러면 어디 근처에 잠깐 들어갈까?”


아, 괜찮은데. 그치만 형 피곤하잖아요. 굳이 꼭 가겠다고 그러면 어디 가야 하지?


“미안. 내가 너무 갑자기 찾아왔지.”


불쑥 앞으로 다가오는 폰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덥석 잡고는 싶은데 제가 그래도 되는지 혼란스러웠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형 작업실에서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는데. 그러는 윤기도 홀로 고민을 한 것 같았다. 점점 뒤로 가는 손에 지민이 손을 뻗었다. 혹시나 잘못 누르지 않을까 번호를 꾹꾹 눌렀다.


“연락해도 돼?”


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헤, 형이 내 번호 땄어! 윤기의 말처럼 팬과 가수보다 형․동생에서 연인도 괜찮을 것 같았다. 적어도 제 마음에서는.


“조심히 가.”


차마 윤기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짓챠, 부끄러워. 지민이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후다닥 뛰어가는데 뒤에서 윤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민아.”


왜 부르지? 지민이 자리에서 멈췄다.


“문은 잠그고 가야지.”


헐, 맞아! 삼촌한테 또 혼날 뻔했잖아. 조르르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씨잉, 꼭 윤기가 웃고 있을 것 같아 지민은 또 부끄러워졌다. 아까 웃어서 벌 받는 건가봐. 지민이 문을 잠갔다. 같이 가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 준 윤기에게 인사를 했다. 손을 흔들어주는 윤기에 지민이 몸을 돌렸다. 윤기가 지민의 얼굴을 볼 수 없을 때 지민인 볼이 높이 올라갈 만큼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골목 어귀에 숨어 손을 흔드는 윤기를 봤다. 윤기가 돌아 걸음을 옮길 때까지.




*

오랜만에 미니의 시선을...!
둘이 이제 썸 탈 거야속닥속닥

아, 그리고
지삼은 지민 삼촌...

  • 백수 2018.06.21 21:05
    ㅋㅋㅋㅋㅋㅋㅋ 백수 너무 귀엽다
  • 백수 2018.07.08 02:03
    헉 일년만에ㅜㅡ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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